‘머지’로 주목을 받았던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업그레이드를 성공한 뒤 급락세를 타고 있다.
가상통화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16일 한때 1447.36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이더리움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지난 7월에만 7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상승 폭은 27%에 불과했다.
이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대체로 떨어졌던 8월에도 이더리움은 9.3% 빠지는 데 그치면서 17%나 떨어진 비트코인보다 선방했다.
이처럼 이더리움 가격이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Proof of Work·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으로 바꾸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작업이다.
PoS 전환으로 이더리움의 연간 에너지 소모량은 기존 대비 99% 줄어들 예정이다.
전날 머지 업그레이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생태계에 중요한 순간(big moment)”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오히려 시장의 반응은 이더리움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더리움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재료로 최근 몇 달간 다른 가상화폐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뉴스에 팔아라’라는 시장 격언처럼 업그레이드가 시작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ARK36의 안톤 패로이언 최고경영자(CEO)도 CNBC 방송에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6월 저점보다 100% 넘게 올랐다”면서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따른 효과는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업그레이드 이전부터 이번 작업으로 이더리움의 상승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더리움 인프라 구축업체 론치노데스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딥 코르데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훨씬 더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이더리움도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변동성 도전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