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를 계기로 가격의 안정성을 표방한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석학인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와 비스와나트 나트라지 영국 워릭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공동으로 올해 2월 내놓은 보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안 이코노믹 페이퍼’에 발표한 ‘스테이블코인과 법정 디지털 화폐(CBDC): 정책과 규제의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파산(Default)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담겼다.
연구진이 2020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테더의 선물과 현물 가격 등을 회귀분석한 결과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테더의 파산 리스크가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100bp(1bp는 0.01%포인트) 증가할 때 테더의 파산 가능성은 4.3bp 높아지는 식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스테이블코인을 불안정하게 하는 이유로 연구진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지목했다.
연구진은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주요한 코인”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투자자들이 이 시장에서 나가고 들어가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파산 가능성을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시스템 리스크의 함수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테더와 같은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과,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변동성에 더 취약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례로 이더리움에 대해 담보 비율 최대 150%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는 이더리움 가격이 발행된 다이의 액면가보다 일정 수준으로 낮아지면 자동으로 청산된다.
루나 사태를 계기로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의 불안정성을 인식하고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뱅크런(고객들이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 상황에 대비한 규제 마련에 힘쓰고 있다. 테라는 가격 안정성을 지키지 못하면서 뱅크런이 일어나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