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기를 사거나 임대하면 일정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은 업체가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9일 인천지역 경찰서에는 가상화폐 채굴업체인 ‘에슬롯’에 투자했던 16명의 고소장이나 진정서가 잇따라 접수됐다.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6명이다. 고소 또는 진정이 들어온 곳은 인천 남동·연수·계양·중부·미추홀·서부경찰서 6곳이다.
이들은 가상화폐 채굴업체 ‘에슬롯’에게 채굴기를 임대하거나 구매하면 최대 3% 수익을 본다는 말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이 주장한 내용은 모두 허위였고,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사기’였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에슬롯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서초구에 사무실을 연 후 올해 1월부터 ‘에슬롯미’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업체는 조건으로 비트코인 채굴기를 구입하거나 임대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 금액과 방법 등에 따라 매일 0.7∼3%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의 원리금 상환일이 다가오자 이달 초 돌연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에슬롯미 사이트에는 ‘불명의 공격’을 받아 입출금이 잠시 정지됐다는 공지만 띄워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고소 또는 진정을 접수한 각 경찰서에서 초기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혁신 재테크 기법으로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유사금융플렛폼’ 사기행위가 온라인상에서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사기 업체들은 P2P,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마치 혁신 재테크 기법을 활용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수익원이 전혀 없고 신규회원의 투자금으로 기존회원의 수익을 보존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를 가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수익에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나 위험부담이 항상 존재한다”라며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해당 사업장 또는 사이트 외에서 판매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