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폭탄 발언’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의 분노는 매우 크다.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테슬라 차를 살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가 지난 2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외신들의 반응은 차갑다. CNN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수개월 동안 과대선전하더니 갑자기 비트코인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지 석 달 만에 돌연 방침을 뒤집었다”고 했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CEO는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가 처음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환경 문제는 어디 있었는가”라며 “머스크가 암호화폐에 도박하기 전에 그다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머스크에 대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머스크가 시장 조작을 의도적으로 일삼는 거짓말쟁이라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고, 머스크에 대한 욕설을 담은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말 한마디로 코인값을 쥐락펴락하다니 정말 웃긴다” “머스크는 기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존경받을 CEO는 아닌 것 같다” “일부러 주주들을 가지고 논 것 같다” 등 비난을 올리고 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 비트코인 악재를 일부러 터트렸다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는 머스크는 이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수반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가상 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질적인 대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많은 투자자들이 이 대안으로 도지코인이 활용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폭탄 발언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1일 ‘도지코인’을 테슬라가 (결제 수단으로) 수용할지 묻는 설문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설문에는 392만여명이 참여해 78.2%가 테슬라의 도지코인 결제 지원에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