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디지털 루블화를 도입하고, 자국 카드 결제 시스템 사용 국가도 확대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21일(현지시간) 하원인 국가두마에 출석해 이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비울리나 총재는 디지털 루블화 도입을 최우선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시제품을 만들어 금융권과 점검작업을 벌이고 있고, 내년부터는 시범 거래가 실시될 예정이다.
또 중앙은행 산하 지불결제기관인 국가지불카드시스템(NSPK)의 자체 결제 브랜드인 미르(Mir) 카드의 사용 국가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미르 카드는 러시아 최대 결제 시스템으로,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비자·마스터카드 등 모든 카드의 결제처리를 맡은 중앙은행 산하 지불결제기관인 국가지불카드시스템(NSPK)이 2015년에 만들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내년에 디지털 루블화 거래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면서 “디지털 루블화가 일부 국제 결제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비울리나 총재는 “앞으로 있을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검토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오는 29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20%로 금리를 올렸다가 지난 8일에는 17%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러시아 제2의 시중은행인 VTB방크의 안드레이 코스틴 대표는 “중앙은행이 이번 달에 금리를 15%로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는 금리가 12∼13%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는 104년 만의 첫 국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 감독 기구는 러시아가 이달 초 달러 표시 국채 2건에 대해 루블화로 이자를 상환한 것은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다고 결정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JP모건체이스를 통해 달러로 이자를 송금하려 했지만, JP모건이 미 재무부 승인을 받지 못해 6억4900만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이자 결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