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가상화폐 시장으로부터 매년 최대 130억 달러(한화 약 15조5584억 원)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매체인 더 벨(The Bell)이 소득세 6%를 기준으로 가상화폐 세금 징수액을 추산한 결과를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내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2140억 달러(한화 약 257조 원)로, 글로벌 시장의 12%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내 가상화폐 투자자 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만약 러시아 당국에 자국 내 투자자들 대상으로 소득세에 따라 세금을 징수하면, 최소 1460억 루블(한화 약 2조3257억 원)에서 최대 1조 루블(한화 약 15조5584억 원)까지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세금 징수액 범위가 넓게 계산된 것은 기본 소득세만 부과할 경우와 가상화폐 세금을 추가적으로 징수할 경우로 나눠 살펴봤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 내에서는 암호화폐 제재를 두고 정부부처간 의견이 달라 충돌을 겪고 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 내 가상화폐 채굴, 거래, 중개 등 모든 활동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화폐가 러시아 금융 시스템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가상화폐 채굴에서 사용되는 막대한 에너지가 러시아의 환경, 에너지 정책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억만장자이자 러시아의 니켈왕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주요 통화수단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세, 자금세탁, 횡령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다르게 디지털 화폐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면서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비트코인 대신 디지털 화폐가 주요 통화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톤 실루아노프(Anton Siluanov) 재무장관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암호화폐를 금 및 기타 자산에 대한 투자처럼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하는 것이라는 재무부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은행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더 벨이 추산한 예상 세금 징수액은 향후 해당 국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