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통한 지급·결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코인데스크US가 두마로 알려진 러시아 의회 자료를 인용해 16일 푸틴이 이 같은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재화 및 서비스 결제에 디지털 증권 및 유틸리티 토큰, 곧 가상자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데, 지난 8일 승인됐다.
법안에는 “상품 이전, 용역 이행, 서비스 제공에 대한 보수를 디지털 금융자산으로 주고받거나, 어떤 형식으로든 상품(용역, 서비스)에 대한 지불을 디지털 금융자산으로 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적혔다.
이 개정안은 2020년에 초안된 이전 디지털 자산법에 추가돼 암호화폐가 지불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했다.
지난 2월 러시아 재무부는 주요 정부기관의 로드맵에 기초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을 규제 대상으로 규정해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에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가 아닌 투자수단으로 규정하고, 결제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는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정부의 허가를 받게 했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도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해당 법안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는 허용하지만 지급결제 수단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어서, 이번 법안과 궤를 같이 한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상자산을 통해 제재 회피를 시도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러시아에 잉여 전력과 우수한 인력이 풍부하다며 채굴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분야 대기업들은 미국 및 EU 규제에 따라 러시아 국적자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해왔다.
러시아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러시아의 가상자산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가 가상자산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방침을 가지고 있으나,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채굴과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