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루나·테라 폭락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예방에 적극 나선다.
경찰청은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경찰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에서 수사 사건이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 법무부, 금융감독원 등과 협력할 방침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특히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의 경우 유사수신 또는 불법다단계 행위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 부분을 각별히 신경쓸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가상자산 이용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2018년 388명에서 2019년 597명, 2020년 964명, 2021년 8891명으로 늘었다.
피해액도 불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1693억원에서 7638억원, 2136억원, 3조128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피해 규모가 급증한 것은 불법 다단계 조직 ‘브이글로벌’ 사건 때문이다. 브이글로벌 사건은 가상자산거래소 ‘브이글로벌’을 설립해 일어난 사기 사건이다.
구좌당 600만원을 투자하면 원금 대비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꼬시는 수법으로 7226명의 피해자와 2조2404억원의 피해액을 낳았다.
다만 경찰은 루나·테라 사건과 같이 가상자산을 조달받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고수익을 약속한 경우는 유사수신행위법상 금지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 불분명한 것으로 봤다.
유사수신행위가 성립하는 핵심 요인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금전’을 받는 행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상자산은 현행법상 금전으로 볼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경찰은 “유사수신 범죄는 사건 초기에 피해자들의 투자원금으로 수익이 지급되므로 재산상 피해자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때문에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야 수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피해가 확인돼 사건이 접수되면 피의자가 범죄수익금을 은닉하거나 처분했을 가능성이 높아서 환수하기도 어려워진다”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