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26일 열릴 예정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각료회의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OPEC은 구체적 이유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해당 회의를 나흘간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가가 최근 한 달간 10% 이상 급락한 가운데, OPEC+는 이번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어 왔다. 그런데 갑자기 회의를 연기한 것은 내년 1월 추가 감산 방안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 탓이란 진단이 나온다.
지난 7월부터 스스로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회원국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할당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해 기준 생산량이 축소된 나이지리아 앙골라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며칠 동안 추가 감산 예상을 재료로 상승해온 유가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5% 가까이 폭락했다. 유가가 급락하자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둔화하게 되고 이는 금리하락 요인이다.
한편, 이 같은 유가 불안정은 한은의 경제 전망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1.4%와 2.2%를 제시한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와 2.4%인데, 이는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를 84달러와 내년 평균 83달러로 전제했을 때의 수치다.
하지만 올해 6월부터 지난 20일까지 브렌트유 평균값은 이미 86달러에 육박해 가정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물가 전망치를 올리고, 성장률 예상치를 낮출 수 있게될 전망이다.
앞서 이달 초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유가가 90달러만 돼도 한은의 물가 예측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가 불안정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이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 입장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하지는 않겠지만, 인하 시점에 대한 고민이 늘어날 것 이란 진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