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에만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1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의 규모는 19억 달러(약 2조 4947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추산된 금액보다 58% 가량 급증한 수치다.
특히 탈중앙화 금융체계(디파이·DeFi)에서의 해킹 시도가 크게 늘었다. 디파이는 기존 금융 체계에서 벗어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오픈 소스의 의존도가 높아 해킹에 취약하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해킹 업체로는 라자루스(Lazarus) 등 북한 관련 해킹조직들이 꼽혔다.
북한의 해킹조직들은 올해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약 10억 달러 규모(한화 약 1조 3000억원)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가상화폐 전체 피해 금액에 약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체이널리시스는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업계는 보안 강화에 힘써야 한다”라며 “안전한 투자 프로젝트를 찾는 방법을 소비자들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기반 불법활동은 감소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불법활동 중에서도 투자자들을 현혹해 자금을 모은 후 잠적하거나 파산하는 범죄인 ‘스캠(Scam)’ 방식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비표준적인 통신 규약과 포트를 사용하는 ‘다크넷’ 시장 관련 가상자산 범죄 수익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의 ‘다크넷’ 시장 관련 가상자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넷’ 시장 관련 불법활동 금액은 지난 4월 이후 ‘하이드라 마켓’의 폐쇄 및 제재로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진단됐다.
체이널리시스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은 하락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스캠’과 ‘다크넷’ 시장에서의 불법활동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라면서도 “여전히 도난자금과 같은 다른 불법활동이 성행하므로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은 계속해서 협력하고 가상자산 기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