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1월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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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가상화폐 폭락은 ‘빅스캠’…존재 가치 없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이번 가상화폐 가격 폭락을 ‘빅 스캠(사기)’이라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지난달 가격이 폭락한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등을 언급했다.

그는 테라 사태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그린 작품 ‘빅 쇼트’에 빗대어 표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사람들이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에 베팅하지 않은 것은 6조달러(약 7542조원)에 이르는 부동산 자산이 증발하고 주택저당증권(MBS) 투자자들이 1조달러(약 1257조원)를 손해 볼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며 “근본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 스테이블 코인이 자금세탁 등 불법적 용도에나 쓰일 뿐 일상적인 사업 거래에서 아무 역할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1월 호황기 때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3771조원)에 이르렀다면서 “이렇게 커진 자산군이 아무 가치가 없다는 것은 극단적이고 믿기 어려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주택시장의 버블과 서브프라임 위기를 기억하고 있다”며 “우리는 ‘빅 쇼트’에서 ‘빅 스캠’으로 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부터 보고된 관련 사기 피해액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보고되지 않은 피해액이나 UST 투자액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크루그먼 교수의 기고와 함께 비트코인이 특징으로 내세우는 평등성이나 탈중앙화, 익명성 등의 가치가 허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 라이스대학의 데이터 과학자 얼리사 블랙번이 이끄는 연구진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유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거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익명성이 완벽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비트코인은 익명의 행위자에 의한 탈중앙화하고 신뢰가 필요하지 않은 네트워크에 의존하도록 설계됐지만, 초반 성공은 소수의 이타적 창립자 집단의 협조에 의존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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