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가상화폐 관련 사업이 또 실패했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4일(현지시간) 메타가 전자지갑 서비스 노비(Novi)를 9월 종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을 잡고 전자지갑 서비스 노비(Novi)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9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해 메타는 이달 21일부터 노비 전자 지갑에 가상화폐를 입금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또 9월부터 서비스가 중단되기 때문에 디지털 지갑에 보관된 코인을 빨리 인출하라고 알렸다.
메타 측은 “메타버스 구축에 집중하기 위해서 노비 서비스를 종료한다”면서 ” “노비 서비스가 중단된다 해도 우리가 수년 동안 쌓아온 블록체인 관련 기술과 사업 전개에 관한 연구 성과는 남아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블록체인이 사회와 기업을 위해 가치 있는 기술이라 생각하며 특히 메타버스에 활용할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비는 지난 2019년 6월 ‘리브라(Libra) 스테이블 코인’을 위한 가상 자산 지갑 프로젝트로 본래 이름은 ‘칼리브라’였다.
메타는 노비의 시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자 지갑 기술을 향후 3차원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 사업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메타의 가상화폐 프로젝트가 잇따라 좌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실제로 메타의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좌초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타는 2019년 6월 가상화폐 디엠(옛 명칭 리브라)을 2020년 중 출시하려고 했으나, 올해 1월 이 사업을 정리했다.
디엠은 달러, 유로화 등 다양한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그 가치를 연동시키는 가상화폐 프로젝트였다.
당초 메타는 디엠을 통해 수수료 없는 상품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으나, 미국 등 주요국 정부와 금융감독 기관의 반대에 부딪히며 사업을 포기했다.
디엠 관련 프로젝트가 백지화된 뒤에도 메타는 여전히 블록체인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 5월에는 “페이스북 기반 전자상거래 서비스 페이스북 페이를 암호화폐도 아우르는 ‘메타 페이’로 리뉴얼할 것”이라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진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로 접어든 가운데 메타가 전자 지갑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가상화폐 프로젝트도 중단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