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학개미(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울상이다. 올해 서학개미들이 2조원 가까이 투자한 미국 전기자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연일 도지코인(암호화폐)을 띄우고 있어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는 연초 900달러까지 근접하며 투자자들의 열광을 받았다.
여기에 서학개미들도 동참했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5월10일까지 약 1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주식 중 순매수 금액이 가장 많다.
그러나 올 들어 주가가 연초 고점 대비 약 30% 가까이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공포가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미국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지면 연준이 통화정책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테슬라 기업 자체에 대한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타도 테슬라’를 외치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신형 전치차를 내놓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CEO인 머스크는 테슬라 CEO보다 ‘도지파더’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만큼 연일 ‘도지코인’을 외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을 쌓고 있다.
도지코인은 일본 개 품종 중 하나인 시바견(犬)을 마스코트로 사용하는 코인으로 개발자가 ‘장난 삼아’ 만든 코인이라고 자백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의 발언 등을 이슈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머스크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도지코인은 올해만 10000% 가까이 급등했다. 급등했다. 지난 1월1일 도지코인은 개당 0.00563달러에 거래됐으나 이날 오전 11시 기준 0.5달러(코인마켓캡코리아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의 상승세는 다 머스크 덕분이다. 지난 5일에도 일론 머스크가 SNL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도지코인은 하루 만에 50% 이상 폭등했다.
물론 SNL’에 출연한 이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연이틀 급락을 하기는 했으나, 이날 머스크의 SNS 언급 덕에 급락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머스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 전기차의 도지코인 결제를 찬성하느냐는 설문을 올리는 방법으로 도지코인을 응원해 도지코인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2일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머스크 트위터 못하게 막으면 안되나”, “테슬라의 CEO가 맨날 코인만 언급하고 있는데 미래가 있나”, “누가보면 도지코인 CEO인줄 알겠다” 등 불만 섞인 글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