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일간지 최초로 발행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 작품이 경매 시작가의 두 배를 넘는 값에 낙찰됐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원본의 진위를 투명하게 입증할 수 있고, 암호화폐처럼 자유롭게 거래 및 재판매도 가능하다.
한경이 제작한 ‘이건희의 발자취 by 한국경제’(사진)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철학과 인생 궤적을 기록한 각종 기사 자료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한경이 국내 일간지 최초로 제작한 이 NFT에는 ‘기업가 이건희’의 경영 철학과 ‘개인 이건희’의 인생 궤적을 촘촘하게 정리한 콘텐츠가 가득 담겨 있다.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이 거의 없는 이 회장이 취임 5년 후와 15년 후 한경과 했던 단독 인터뷰도 볼 수 있다.
11일 오후 2시 NFT 발행·경매 플랫폼 메타파이가 경매를 마감한 결과 해당 작품은 2만790메타디움에 거래됐다.
메타디움은 메타파이 내 거래에 쓰는 암호화폐로, 업비트·빗썸 등에 상장된 메타디움의 이날 시세(개당 145원)를 감안하면 최종 낙찰가는 300만원 상당이다.
지난 5일 오후 2시 1만 메타디움에서 출발한 경매에는 총 20여 건의 응찰이 이뤄졌다.
특히 마감 직전에 경쟁이 가열돼 마지막 1시간 동안 가격이 7000메타디움 이상 치솟기도 했다.
낙찰자는 ‘양사장’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용자다. 블록체인 거래의 특성상 구체적 신원은 드러나지 않는다.
메타파이 운영업체 코인플러그 측은 “디지털 아트, 스포츠, 웹툰 등 여러 콘텐츠가 거래되고 있지만 희소성 있는 ‘이건희 NFT’에 대한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국내 NFT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언론사 콘텐츠가 경매로 나온 것은 처음인 데다, 경매 기간도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경매 수익금을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획기사 발굴 등에 쓸 예정이다.
한경은 창간 이후 57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의 희귀 자료를 NFT로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