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 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사기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가상화폐 전문 미디어 코이니지의 유튜브 채널에는 16일 권 대표와의 인터뷰가 올라왔다.
권 대표는 싱가포르 소재 자신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이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권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 “그런 결정은 힘들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수사관들과 연락한 적이 없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기소하지 않았다”면서 “때가 되면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징역형 등 형사처벌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인생은 길다”고만 답했다.
권 대표는 “과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폭락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 사익 추구 등을 위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 사기이지만, 나는 사기를 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을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으로 꼽히는 테라노스 사건을 벌인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와 비교하는 데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나는 UST와 루나에 대해 믿음이 있었고, 이들 코인은 폭락 직전까지는 작동했다”면서 “돌이켜보면 매우 비이성적으로 보이지만 급격히 코인이 성장하던 당시 상황에서는 실패를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코인의 취약성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나는 가상화폐 하락에 베팅하는 숏포지션을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긴 초반에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취약성이 알려지며 늘어난 공매도 양을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공매도 세력이 이득을 봤을 약점들에 대해 나 혼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폭락 직전 평가가치액으로 따졌을 때 억만장자였을 것이란 말에는 “물론”이라면서도 “본질적으로 내 삶이었다. 큰 내기를 걸었고 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루나 코인은 4월 초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410억달러(약 53조7000억원)에 이르렀으나, 5월에 가격 폭락으로 이들 코인 가치는 사실상 휴짓조각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수십조원대의 큰 손실을 보고, 가상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