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이리스 에너지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을 통한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이리스는 스팩 여러 곳으로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해 3억∼5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제안 받았다.
만일 아이리스가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하면 호주 기업으로는 첫 사례다.
앞서 지난 3월 암호 화폐 채굴 기업인 ‘사이퍼마이닝(Cipher Mining)’이 미국에서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한 바 있다.
사이퍼은마이닝은은 유럽의 암호화폐 유니콘인 비트퓨리의 자회사다. 비트퓨리 그룹은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와 블록 체인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사이퍼은마이닝은 ‘굿웍스애퀴지션(GWAC)’이라는 스팩과 합병한다. 합병 후 기업 가치는 약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병은 올해 2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이퍼 마이닝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채굴 장비 구입 등에 투자해 채굴 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미국 경제 정보 업체 비즈니스와이어는 “사이퍼마이닝이 (상장 후) 미국 최대 규모의 암호 화폐 채굴 업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스팩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유망 기업을 찾아내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우선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상장한 뒤, 정해둔 기한(보통 2~3년) 안에 비상장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한다.
최근 스팩은 기업의 우회 상장 통로로 떠오르면서 유명 인사들도 스팩 투자에 잇따라 나서는 등 주목을 받았다.
최근 1년간 글로벌 증시에서 신규 상장으로 조달된 2300억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이 스팩에 몰릴 정도였다.
다만 아이리스의 스팩 합병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이리스는 호주 증시나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통적인 기업공개(IPO)나 직상장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대니얼 로버츠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장 방안을 모색 중이며 우선 사모투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