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대도시들이 일제히 정전사태가 벌어지며 혼란에 빠졌다.
이란 정부는 이번 정전 사태가 가상화폐 채굴장들이 막대한 전력을 소모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소재를 채굴장으로 돌렸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과 이스파한, 쉬라즈 등 주요도시에서 간헐적으로 정전이 이어졌다. 테헤란 북부 지역의 경우 전력공급이 3차례 끊겼다.
정전이 되자 도심지의 신호등이 마비되는 등 엄청난 혼란이 찾아왔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오르내리는 상황이어서 이란 국민들은 더 큰 불편을 겪었다.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전력수요가 많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지역별로 1∼3시간씩 정전이 지속됐다고 알렸다.
이란 당국은 정전의 원인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장을 지목했다.
이란에서는 미국의 대이란제재 이후 대체 결제수단으로 가상화폐가 인기를 얻으면서 정부 공식 채굴장 외에도 수없이 많은 채굴장들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약 4.5%가 이란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란의 연간 비트코인 생산량은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란 전력당국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암호화폐 채굴장에서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이란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장들을 전력소모를 이유로 대규모 폐쇄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이란 에너지부는 자국 내 공식적으로 등록된 채굴장이 24곳을 제외하고 250메가와트 규모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불법 비트코인 채굴장 1620곳을 폐쇄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수력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도 정전의 원인으로 꼽혔다.
모스타파 마샤디 국가전기산업 대변인은 “수력발전을 위한 댐 방류량은 한계치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7∼8월 전력 공급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