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전이 빈발하는 이란에서 인터넷까지 자주 끊기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올해 평소보다 일찍 정전이 시작된 것에 대한 원인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 열풍을 꼽고 공식 사과했다.
6일(현지시간) 이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의 낮 최고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았다. 이란 남부 지역 수은주는 50도에 육박했다.
4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자 수도 테헤란에서는 냉방 등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연일 간헐적 정전이 이어졌다.
일간 에테마드는 지난 24시간 동안 극심한 더위 속에서 테헤란 시민은 최소 1차례의 정전을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연일 빈발하는 정전으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정전으로 인해 일부 가정의 전자제품이 파손되자 상인들의 불만이 쏟아졌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특히 정전이 길어지면서 테헤란 일부 지역의 이동통신 기지국 전원이 꺼져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일정 기간 끊어지기도 했다.
그러자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이 사과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각료 회의에서 “정전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줘 유감”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아자리 자로미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단 없는 전력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전력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량 감소와 암호화폐 채굴을 정전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당초 이란은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재개해 석유수출이 통제되자,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채굴장들을 유치했다.
이란 정부가 채굴업자들에게 값싼 전기를 공급하고, 채굴된 비트코인 등을 이란 정부가 되사서 외화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채굴장들이 속속 세워지면서 전력 부족의 원인이 됐다.
이에 이란 정부는 불법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란 에너지부는 5월부터 6월까지 이란 전역에서 불법 암호화폐 채굴장 3330여곳을 적발했고, 채굴기 18만8000여개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