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해시율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중심이 점차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상 첫 선물 기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이어, 연기금 등 대형 기관들까지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며 금지령까지 내린 상태이다 보니, 앞으로도 암호화폐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소방관 구호 및 퇴직급여 펀드에서, 자산운용사 스톤리지의 가상화폐 투자 자회사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2500만 달러(한화 약 295억원)어치 매입 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미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미국 정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점차 해소해 나가면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美 증권거래위원(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조치와 관련해 “SEC는 가상자산 기업들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어 왔지만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초점은 가상자산 업체들이 투자자 및 소비자 보호 규칙과 자금세탁 방지규정 및 세법을 준수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는 한편, 중국처럼 거래를 완전히 금지하는 극단적인 방법은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美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역시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참석해 “중국처럼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은 고려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머니마켓펀드, 은행 예금과 비슷하지만 규제 받지 않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존 암호화폐 시장의 중심지였던 중국은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상반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새롭게 개정된 ‘국가 산업 구조조정 지침’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을 ‘도태 산업’에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DRC는 암호화폐 산업의 구조조정이 중국 산업 구조의 최적화를 촉진하며, 에너지 절약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앞당겨서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