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재차 경고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IMF가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후 작성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IMF는 “금융을 포함한 개선, 성장률 성장을 위한 노력은 환영하지만, 법정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발생하는 위험과 결제 생태계, 거래 등은 해결해야 한다”면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사용은 우발 부채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 재정 건전성, 재정 안정성에 중대한 위험을 수반한다”면서 “이러한 위험들 때문에 비트코인은 법정통화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IMF는 엘살바도르에게 비트코인의 법의 범위를 좁힐 것을 권고하고 새로운 결제 생태계에 대한 규제,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IMF 올해 말까지 엘살바도르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8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률은 올해 10%, 내년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미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특히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강한 긍정론자로, 해외에 거주하는 엘살바도르인의 송금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21일에는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컨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각종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비트코인 도시’ 건설 구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도시는 주거지와 상업 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탄소 배출 제로(0)의 생태 도시”라며 “이 도시에서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MF는 엘살바도르의 행보에 거듭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도 IMF는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정은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IMF의 보고서 발표 후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비록 비트코인 채택 등 몇몇 문제에선 의견이 다르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