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대부업체이자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업체 제네시스가 인력 감축에 나섰다.
제네시스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가상화폐 부실 대출 문제로 인력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특히 이번 일과 관련해 리더십 변화의 일환으로 마이클 모로 CEO가 사퇴하기로 했다.
임시 CEO로는 데라 이슬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전 SAC 캐피털과 포인트72 자산 관리 사장인 톰 콘히네이도 이사회 멤버이자 수석 고문으로 영입했다.
또 리스크 관리, 기술, 준법감시 분야 임원들이 교체됐고,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50여명이 감축됐다. 제네시스는 전체 인력의 20%를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시장의 하락기)가 도래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진단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코인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에 돈을 떼이면서 큰 손실을 봤다.
2012년 설립된 쓰리애로우는 가상자산에 집중하는 대형 헤지펀드로,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 여러 디지털 자산에 투자했다.
블룸버그는 쓰리애로우 채무 현황 자료를 인용해 “제네시스도 쓰리애로우에 23억6000만달러(3조1027억원)를 대출해줬지만, 담보를 제외한 나머지 12억달러(1조5777억원)는 돌려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제네시스가 빌려준 돈은 쓰리애로우에게 대출해준 기업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현재 대출잔액에 대한 청구권은 제네시스의 모기업인 디지털 커런시 그룹이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제네시스는 모기업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에 부실 채권의 일부를 떠넘겨 급한 불을 껐다.
이후 DCG는 “더이상 쓰리애로우와 연관된 부분이 없다”면서 “제네시스는 자본이 풍부하고 평소와 다름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쓰리애로우를 상대로 12억 달러(1조5700억 원)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쓰리애로우는 27개 암호화폐 기업에 35억 달러(약 4조6000억원)의 빚을 진 상태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