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최근 코인 가격 폭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암호화폐 대출 업체 ‘블록파이’ 인수 권한을 확보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 시각) FTX가 블록파이와 2억4000만 달러(3115억 원) 가격 내에서 회사를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담은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블록파이는 최근 파산한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3ac)즈에 돈을 물리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FTX는 블록파이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부대조건으로 인수 권한을 확보했다.
계약에 따르면 FTX가 블록파이에 제공하는 ‘리볼빙 크레디트’ 규모는 2억5000만 달러(3245억 원)에서 4억 달러(5192억 원)로 확대됐다.
리볼빙 크레디트는 기업을 위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금 한도 내에서 자금을 계속해서 빌려 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인 폭락으로 일부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거나 최악의 경우 파산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잇달아 인수합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인수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선 이르면 이번 주에 인수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FTX가 블록파이를 인수할 경우 미국 코인 시장에서 덩치를 더 키우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고 했다.
FTX는 30살 코인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암호화폐 거래소다. 업체의 현재 시장가치는 약 320억 달러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FTX는 블록파이 이후 다음 인수 대상으로 암호화폐 채굴 업체를 고려하고 있다.
앞서 뱅크먼 프리드 창업자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당 분야 기업 인수에 대해 모색할 의향이 있다”며 “시장 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건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NPR과의 인터뷰에서도 “설령 우리가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 또는 문제와 연관이 없다해도, 지금과 같은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개입해야 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