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을 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총 10억 달러가 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2일(현지시간) FTX가 델라웨어주 파산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FTX의 현금 잔고는 총 12억4000만 달러(1조6826억원)에 달한다.
이 문서는 FTX의 구조조정을 자문하고 있는 컨설팅회사인 ‘알바레스앤마셜’이 작성했다.
이 컨설팅 회사의 에드가 모슬리 이사는 “당초 지난 16일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보다 상당히 더 많은 현금 잔고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금 잔고는 FTX와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FTX가 보유한 현금 상당수는 계열사 소유였다.
이 가운데 알라메다 리서치가 3억9310달러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계열사로 파악됐다.
또 FTX의 파생상품 담당 계열사 레저엑스는 3억340만 달러, 일본 자회사 FTX 재팬 K.K는 1억7110만 달러의 현금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모슬리 이사는 “현금은 모두 FTX와 계열사, 은행 및 기타 금융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FTX의 현금 잔고가 적지는 않았으나, 보유 자산 처분만으로 부채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FTX가 개인 채권자 50명에게 빚진 금액만 31억달러(약 4조1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통해 차입한 투자금만 수십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FTX 사태 직후 발생한 해킹으로 현금 가치로 3500억원이 넘는 이더리움 22만8523개를 도난당했다. 정확한 부채 규모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보유한 현금이 채권자에게 진 빚을 갚기에 부족함에 따라 FTX의 새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구조조정 전문가 존 J. 레이 3세는 이번 사태에 직접 연루되지 않은 FTX 미국법인을 제외한 FTX 글로벌 그룹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FTX를 구제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수십억 달러의 거래를 협상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