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을 맡을 뉴욕연방법원의 판사가 교체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당초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을 맡았던 맨해튼 연방검사 출신의 로니 에이브럼스 뉴욕 연방법원 판사가 스스로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에이브럼스 판사는 지난 23일 스스로 뱅크먼-프리드 재판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사임 이유로는 ‘이해 충돌’이 지목됐다. 에이브럼스 판사의 남편이 대형 로펌인 데이비스 폴크앤워드웰 LLP의 파트너 변호사인데, 이 로펌이 지난해 FTX에 법률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에이브럼스 판사는 “남편은 관련 자문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나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사건에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뱅크먼 프리드의 재판은 에이브럼스 판사가 아닌 재배당된 루이스 캐플런 판사가 맡게된다.
새롭게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을 맡게 된 캐플런 판사는 잇단 성폭력 혐의를 받는 오스카 수상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의 재판을 맡고 있다.
또 캐플런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명예훼손 소송, 영국 앤드류 왕자 성추행 소송 등을 담당했다.
특히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해 피고를 정부로 해달라는 미 법무부 요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FTX는 2019년 설립돼 가상화폐 붐을 타고 급부상, 한때 기업가치가 8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으나, 고객 자산을 유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파산 신청을 했다.
이에 미국 검찰은 FTX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를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의 혐의로 기소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언론 인터뷰에서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8개 조항의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그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지난 12일 체포됐다가 21일 미국으로 송환됐다.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난 후 부모 집에서 가택연금된 상태로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