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구치소에서 빵과 물로만 버티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가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사는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심리에서 딱한 사정을 호소했다.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사는 “구치소가 채식을 제공하지 않아 뱅크먼-프리드는 말 그대로 빵과 물로 연명하고 있다”며 “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아데랄(암페타민)을 제공받지 못했고, 항우울제 엠삼도 떨어져가고 있어 재판 준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심리를 맡은 치안판사 사라 넷번은 이와 관련해 교정 당국에 뱅크먼-프리드의 의약품 문제 해결을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넷번 판사는 “구치소에서 채식주의 식단이 제공되고 있고, 합리적이라고 확신한다”며 “비건(완전 채식) 식단이 가능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교정 당국은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수감자들은 적절한 건강관리, 의약품, 따듯한 식사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당초 뱅크먼-프리드는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후 혐의 추가와 철회가 이어진 끝에 현재 혐의는 7개로 추려졌다.
뱅크먼-프리드가 창업한 FTX는 지난해 11월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이후 뱅크먼-프리드는 FTX 본사가 있던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을 속이고 거래소 고객들로부터 수십억달러를 가로챈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 연방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거금을 빼돌려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청산하는 데 사용하고 유명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그를 기소했다.
그 후 당시 사상최고 수준인 2억5000만 달러(약 330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머물렀다.
그러다 최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이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보석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다시 수감 상태가 됐다.
보석 기간 동안 뱅크먼-프리드가 과거 자신의 여자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캐롤라인 앨리슨 전 알라메다 리서치 CEO가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력하자 그에게 불리한 서류를 NYT에 전달했다.
또한 뱅크먼-프리드는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과도 끊임없이 접촉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