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FTX 붕괴에 관한 청문회’에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오는 13일 열리는 미 연방 하원이 개최하는 청문회에 참석해 기꺼이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FTX 네트워크망에 접근이 어려워 증언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생각만큼 내 증언이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의 FTX가 지난달 왜 그처럼 순식간에 망해버렸는지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위원회의 증언 요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소속의 맥싸인 워터스 위원장(민주당)이 트윗으로 여러 차례 증언을 요구하자 뜻을 바꿨다.
워터스 위원장은 “FTX 붕괴는 100만 명 이상에게 피해를 준 사안인 만큼 샘 뱅크먼-프리드의 증언이 필요하다”면서 “증언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역할과 그동안 언론 인터뷰 내용만으로 충분하다”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워터스 위원장이 뱅크먼-프리드가 미 연방 법무부와 미 증권관리위원회의 조사 착수와 관련해 미국에 오더라도 체포 억류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뱅크먼-프리드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FTX 붕괴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현재 FTX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뱅크먼-프리드는 그러나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서 증언할지, 아니면 영상으로 증언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뱅크먼-프리드가 운영했던 FTX는 지난달 11일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는 2019년 크립토 거래소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1월 기준 시장가치가 32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11월 2일부터 고객의 예치금 인출사태 뱅크런에 직면했고, 고객 예치금을 투자금으로 전용하는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까지 이르렀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뱅크먼-프리드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존 J. 레이 3세가 FTX 그룹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