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8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 이상 하락하면서 1만7000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US는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비트코인이 1만90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면서 “대학살(The carnage)은 암호화 스펙트럼의 모든 부분에서 토큰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시총 2위 코인인 이더리움도 16% 추락했고, FTX가 주로 거래를 지원해온 가상화폐 솔라나는 25% 폭락했다.
또 FTX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코인 FTT토큰의 이날 낙폭은 무려 80%에 달했다.
이번 폭락은 바이낸스가 경쟁업체 FTX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FTX를 인수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에 서명하고, 실사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오장청 CEO는 “현재 요동치는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이번 합의가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인 만큼 언제든 거래에서 손을 뗄 재량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이 나오자 인수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글로벌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9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31·공포)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한편, FTX의 유동성 위기 소식이 전해지자 가상자산 뿐만 아니라 관련주도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소식을 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뱅크런이 발생했기 때문. 뱅크런은 경제상황 악화로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를 의미한다.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1%, 로빈후드가 14.5% 폭락했다. FTX는 로빈후드의 지분을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