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파산한 여파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열흘 동안 20% 넘게 폭락했고, 투자자들의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16일 가상 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열흘 전인 지난 6일 보다 20% 이상 떨어진 가격에서 거래됐다.
또 시총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이더리움 가격도 같은 기간 22% 급락했다.
두 코인의 가격은 모두 지난 8~10일을 전후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신청 여파로 가상화폐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FTX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뱅크런(투자자의 대규모 인출) 현상이 일어나자 결국 파산했다.
FTX의 파산은 가상화폐 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날에는 FTX의 파산이 가상화폐 대부어체 ‘제네시스 트레이딩’과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로 확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도 유동성 위기에 고객의 자금 인출을 중단하고 파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FTX의 붕괴 여파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코인 시장에 악재가 겹치자 투자심리도 냉각됐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3점 내린 20점(극도의 공포)을 나타냈다. 이는 이달 들어서 가장 낮은 수치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FTX 파산 신청의 시발점이 됐던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최근 FTX 파산 보호 신청에 따른 파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 업계를 더 건전하게 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더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