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1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주 지방 법원은 FTX의 보유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상환하도록 승인했다.
심리를 맡은 존 돌세이 판사는 FTX의 자산 매각을 승인하며 “처분에 반대하는 두 가지 의견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FTX 이용자 2명은 가상자산 판매가 폭락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FTX가 현재 계정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는 가상자산을 실제로는 소유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이들의 우려도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FTX 측도 “가상자산 매각이 시장이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위험을 깊게 인식하고 있다”며 “매각 정보가 유출되면 공매도가 이어지고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을 투자자문사로 고용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FTX는 매주 최대 1억 달러(약 1300억원) 가량의 가상자산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채권위원회가 모두 동의할 경우 주당 2억달러까지 청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FTX는 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비트코인과 이더를 매각할 수 있으며, 스테이킹에도 사용할 수 있다. 스테이킹은 본인이 가진 가상자산 일정량을 네트워크에 맡기는 행위이다.
현재 FTX는 다수 디지털 토근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FTX가 소유한 디지털 자산은 모두 34억달러(약 4조51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화폐 별로 살펴보면 ▲솔라나 11억6200만달러(약 1조5400억원) ▲비트코인 5억6000만달러(약 7400억원) ▲이더리움 1억9200만달러(약 2548억원) ▲APT 1억3700만달러(약 1818억원) ▲테더 1억2000만달러(약 1593억원) ▲XRP 1억1900만달러(약 1580억원) 등이다.
한편, FTX는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를 고문으로 고용할 것을 요청했다.
FTX 투자자 임시 위원회와 무담보 채권자 위원회 대표 변호사 등 당사자들은 모든 관계자가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