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캐나다 억만장자 이자 유명 기업가로 알려진 케빈 오리어리가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FTX 파산 신청 몇 시간 전까지 해당 거래소에 관심을 보이는 국부펀드 및 연기금이 여러 곳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가운데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산업에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고, 모두 무산됐다”면서, “파산 신청 전날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나에게 전화해 8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FTX에 관심을 보이는 국부펀드 및 연기금의 연결 요청이 쇄도했다. 기관이나 국부펀드에게 80억 달러는 충분히 투자 가능한 규모”라면서, “금융 업계에 이러한 유동성 이벤트는 합법적이며 흥미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게리 겐슬러가 암호화폐 산업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해 발언하면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오리어리는 “FTX의 붕괴가 암호화폐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것은 바닥을 치는 과정이다. 다만 앞으로 얼마나 많은 도미노가 넘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퍼블릭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아거스를 인용하며, FTX 자회사 알라메다가 FTX 상장이 임박한 토큰들을 매집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초~2022년 3월 FTX 상장 발표일 기준, 알라메다는 6천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기반 토큰 18종을 한달 이내에 매입해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 다만, 이 같은 보도에도, 알라메다와 FTX 측 대변인은 WSJ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FTX의 SBF 전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알라메다는 다른 모든 마켓 메이커와 동일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클라이언트 정보 및 마켓 데이터에 대한 특별한 접근 권한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14일 코인데스크의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통해 “FTX와 알라메다리서치의 붕괴로 암호화폐 시장내 또 다른 디레버리징이 촉발됐다”면서, “이로 인해 ‘암호화폐 버전 양적긴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FTX 채권자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유 디지털 자산을 매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FTX 사태로 촉발된 리스크는 암호화폐 기업 간의 상호대출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증시까지 번질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의 가격 동향과 관련해서 “현재 BTC가 1만8,000 달러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만2,500 달러까지 뚜렷한 기술적 지지 구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서 “만약 BTC가 1만 달러를 하회하게 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본격 매도가 시작될 수 있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