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공개적으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주최로 런던에서 열린 가상자산과 탈중앙화 금융에 관한 콘퍼런스 연설에서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설에서 한국산 코인 테라USD(UST) 폭락 사태를 예시로 언급하면서 “테라 폭락은 명목화폐와 비례해 안정된 가치를 유지한다고 자칭하는 자산이 얼마나 빠르게 뱅크런(대량인출 사태)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라 붕괴와 과거 다른 여러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는 역사적으로 전형적인 뱅크런을 연상시킨다”며 “새로운 기술과 금융공학만으로는 위험자산을 안전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 생태계가 더욱 상호연결되고 커져서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위협을 가하기 전에 지금 가상 금융시스템에 대한 건전한 규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의 변동성이 암호화 금융 시스템의 심각한 취약성을 노출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암호화 자산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나 상관 관계가 없는 자산이라는 주장과 달리 암호화 자산은 가치가 급락했다”며 “더 위험한 주식과 일반적으로 위험 선호 자산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 회피와 책임있는 혁신을 구별해야 한다”며 “혁신을 억제하는 것과 별개로 강한 규제 가드레일은 투자자와 개발자가 회복력이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아직은 가상화폐 시장이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에 구조적인 위협을 가할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속속 보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상자산 행정 명령에 따른 첫 프레임워크다.
프레임워크는 가상자산 규제를 위한 외국 규제기관과의 협력 방안 등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책적 목표는 암호화폐의 잠재적 불법 금융 사용 사례를 줄이고 세계 금융 시스템 내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