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암호화폐 관련 거래에 진출하려는 은행들에 우선 합법성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감독 서한을 통해 은행이 코인 관련 거래에 참여하기 전에 취해야 할 조치를 공지했다.
서한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거래에 진출하려는 은행들은, 사전에 이런 활동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를 살펴보고 당국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또 은행이 가상화폐 관련 거래를 개시하기 전에 이를 연준에 알려야 하고, 법률 및 규정 준수 여부를 연준이 감독할 수 있도록 위험 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가상화폐 관련 거래를 안전하고 건전하게 할 수 있게 적절한 시스템과 통제 장치를 갖춰야 한다.
연준의 이러한 결정은 은행이 암호화폐를 취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로 평가된다.
연준은 서한에서 “암호화폐가 전체 금융 시스템에 잠재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면서도 “이와 관련된 활동들은 금융 안정성 및 소비자 보호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는 △사이버 보안 및 거버넌스 공격 △자금세탁 △소비자 보호 미흡 등을 지목했다.
연준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특정 유형의 암호화폐가 대규모로 채택될 경우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암호화폐 관련 활동의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의 이번 조치는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들이 통화감독청(OCC)에 기존의 가상화폐 지침을 폐지하고, 다른 감독 당국과 협력하는 ‘포괄적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을 촉구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연준과 OCC 등 규제 당국은 은행들이 가상화폐와 관련해 어떤 종류의 거래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올해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연준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전통 금융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암호화폐 기업들의 서비스 제공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암호화폐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암호화폐 기업들의 마스터 계좌 개설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