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 입법부인 유럽의회가 가상자산 규제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 Regulation) 최종안에 대한 투표를 연기했다.
유럽의회 경제위원회 위원장 스테판 베르거(Stefan Berger)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MiCA 최종안에 대한 투표 연기 소식을 전했다. 예정된 투표일은 오는 28일이었다.
그는 연기 이유에 대해 “MiCA의 개별 조항이 작업증명(PoW) 방식의 코인을 금지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되고 이해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표로 잘못된 신호를 보내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의회는 다음 투표 실시 일자를 예고하지는 않았다.
MiCA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작업증명 기반의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규제안으로, 2024년까지 유로존에 공동으로 적용되는 규칙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 규제안은 유럽의 중도우파 뿐만 아니라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및 좌파당이 참여해 작성했다.
그런데 최종안에는 ‘환경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합의 메커니즘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가상자산 업계의 높은 반발을 샀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유럽에서 현재 PoW 방식으로 채굴되고 있는 BTC(비트코인), ETH(이더리움) 등 대표 가상자산의 채굴 및 거래가 금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우파와 중도우파 성향 의원들은 수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 내에서는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환경파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웨덴 금융감독청(Finansinspektionen)은 지난해에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필수서비스를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사용하는 재생 에너지가 필요한데, 채굴자들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이를 충족하기 어려워진다”면서 “가상자산 채굴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의 에릭 테딘(Erik Thedeen) 부회장도 1월 인터뷰에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 책임이 있는 수많은 금융 업계와 대형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면서 “산업을 보다 효율적인 기술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브리지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세계 대부분 국가의 연간 사용량보다 더 많은 수준인 연간 약 120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한다.
디크립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략 600억파운드의 석탄 사용량과 맞먹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