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것을 두고 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은 10일(이하 현지시간)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이 “엘살바도르의 새로운 시도가 여러가지 거시적 경제·금융·법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러한 위험과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IMF는 앞으로 여러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IMF의 입장 발표 이후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IMF와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엘살바도르는 그동안 IMF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대출을 받으려고 논의해 왔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의 바젤 은행감독위원회도 “가상자산의 법제화가 자금세탁위험, 신용 하락, 채무불이행 등 다양한 재무적 위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9일 의회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에서 미국 달러와 병행해 국가 법정화폐로 공식 승인될 예정이다.
엘살바도르는 자국 화폐인 ‘콜론'(colon)을 사용하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001년부터 콜론 대신 미국 달러를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달러화를 채택한 국가는 통화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자유롭게 자국 통화에 대한 통화 정책을 취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를 고려해 엘살바도르는 국가에 의한 금융 정책이 통용되지 않는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을 제2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채택한 후, 화산 에너지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나는 방금 라 지오(La Geo‧국유 지열 전기회사)의 사장에게 우리 화산에서 나오는 매우 값싸고, 100%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0%의 배출 에너지를 가진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이 향후 불러일으킬 변화에 대한 관측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엘살바도르 외에도 베네수엘라 등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의 통화정책 돌파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