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진행된 음성 채팅에서 엘살바도르 지열발전 국영기업인 ‘라지오(LaGeo)’에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화산 지열은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비트코인 채굴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며 “환경 친화적인 비트코인 채굴 허브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켈레 대통령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채굴과는 상관 없이 지열을 이용한 인프라 확대 계획을 당초부터 갖고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전소 주변에 산업단지도 조성해 값싼 청정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이러한 시설들을 이상적인 장소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 채팅에는 약 2만명 이상이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부켈레 대통령의 전력 계획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브스지는 부켈레 대통령의 계획대로 라지오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력을 제공할 경우, 엘살바도르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채굴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엘살바도르 의회는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수용 제안을 승인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부켈레 대통령이 지난 5일 비트코인 화상회의에서 구상을 밝힌 후 여당 장악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CNBC에 따르면 이 법은 비트코인을 구속받지 않는 법정통화로 규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으로 엘살바도르에서 물건 가격은 비트코인으로 명시될 수 있고, 세금 분담금도 비트코인으로 납부 가능하다.
당국은 엘살바도르인의 70%가 은행 계좌가 없을 정도로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가 금융포용을 증가시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암호화폐 지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파란 레이저 눈을 가진 자신의 이미지로 변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