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 위원 파비오 파네타는 ECB 공식 블로그를 통해 “규제기관에 의해 규제되지 않는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거래는 도박으로 취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름만 ‘안정적’이었던 테라USD(USTC)는 다수의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헤지펀드, 거래소, 채굴 업체 등을 줄도산시킨 장본인”이라며, “향후 수개월간 테라 및 FTX 사태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암호화폐 산업에는 과도하게 높은 레버리지, 부적절한 거버넌스 등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암호화폐들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저 투기적 목적으로 소비될 뿐이며, 이는 도박과 다름이 없다”면서, “또 규제되지 않은 암호화폐 산업에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붕괴는 구백만명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파네타 위원은 “심지어 탈세, 자금세탁, 테러자금조달, 제재회피 등에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은 우리가 암호화폐 산업을 계속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암호화폐 친화 은행 실버게이트는 FTX 붕괴 사태 이후 밀려드는 81억 달러 상당의 출금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임직원 40%를 정리해고 하고, 손실을 감수하며 자산을 급매하는 등 암호화폐 관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실버게이트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암호화폐 관련 예금이 4분기 68% 급감했다고 밝힌 것은 물론, 대차대조표 중 7.18억 달러를 손해보며 일부 자금을 청산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또한 실버게이트는 지금까지 임직원의 40%에 해당하는 약 200명을 정리해고 했으며, 사업을 축소 운영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현재 실버게이트는 지난해 4분기 기준 38억 달러 규모의 고객 예치금보다 많은 46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와 같은 채권을 약 56억 달러 보유 중이라고 공개한 상태다.
다만 그럼에도 실버게이트는 “여전히 디지털 자산 산업을 믿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