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가상화폐 대장주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한때 3만5000달러(약 4174만원)를 하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인 약7만달러(6만9000달러)를 기록한 지 두 달여만에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 역시 올해 들어 약 35% 동반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분석에 따르면,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가치도 비슷한 기간 1조4000억 달러(약 1670조원) 정도가 증발한 상태.
지난해 11월 사상 최초로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했던 수준에서 이날 기준 1조6000억 달러로, 시총이 반토막나 버렸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Fed가 치솟는 소비자 물가(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는 한정된 물량에,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금’이라 칭송받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큰 폭으로 등락하는 것을 볼 때, 투자자 심리는 아직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금의 경우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가치가 올라가지만, 가상화폐 가격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채권·원자재·주식대여 담당 부사장 밥 피츠 시먼스는 “인플레이션을 보면서 가상화폐 가격도 오를 것으로 봤지만,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놀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안전자산이 아닌 FAANG과 같은 ‘기술주’처럼 여겨지면서, 기술주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미국 주가는 오는 25~2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 한 주 크게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9% 떨어졌고, 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5.1%, 6.2%씩 하락했다.
투자자 인식을 반영하듯 이런 움직임에 맞춰 가상화폐 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가 내려가면 비트코인도 하락한다. 이런 현상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