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암호화폐 및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성명을 통해 인원 감축을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회사 직원 수를 약 23% 줄인다. 주로 영업과 마케팅, 프로그램 관리 부문에서 감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테네브 CEO는 “달라진 환경에서 우리는 적정 인원보다 더 많은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비용 감축을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이어 “지난해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증가가 2022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가정하고 운영 측면에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며 “지난 4월 정리해고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충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빈후드의 인력 감축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로빈후드는 지난 4월에도 직원 수 9%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두 차례 감원으로 직원 규모는 31%가량 줄게 됐다. 감소된 인원 수로 보면 약 1000명이다.
잇따른 감원은 로빈후드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당초 로빈후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개인들의 투자 열풍을 타고 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활성 이용자가 2100만명을 기록해 최고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부진한 암호화폐와 주가 흐름에 플랫폼 이용률이 저조해지면서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주가도 올해 반토막났다. 올초 18.44달러였던 주가는 2일 9.2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나스닥 상장 시 공모가인 38달러에 비하면 76% 추락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로빈후드는 미극 뉴욕주 금융규제 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 부문에서 3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뉴욕주 금융서비스부는 로빈후드가 자금 세탁 방지와 사이버 보안을 위한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로빈후드가 다른 회사에 인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제이슨 워닉 로빈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60억달러 현금을 포함해 튼튼한 대차대조표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인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기회를 공격적으로 물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