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13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보다 소폭 하락해 3만달러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CPI 호재에도 약세를 보여 주목됐다. 통상 가상화폐 시장은 CPI 둔화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CPI가 인플레이션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랐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작년 동월(9.1%) 대비 큰 폭으로 낮아진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3.1% 상승보다도 낮다.
게다가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에서도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이 두드러진 둔화세를 보이면서 일제히 상승한 뉴욕증시와는 다른 움직임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뉴욕증시와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졌던 만큼 이날 비트코인의 향방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을 팬데믹 종식 이후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다크웹 마약 판매 사이트 실크로드로부터 압수한 385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9825개를 이동시켰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발 다량의 비트코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투심은 여전히 강세다. 이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탐욕’ 단계로 위치해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른 이날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전일보다 7포인트 내린 57포인트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투자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