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연이은 악재로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이 2주 새 40%가량 증발한 것.
23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 거래소의 자체 시장지수(UBMI, 2017년 10월 1일=1000)는 23일 오후 2시 40분 현재 8715.90이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9일 1만 3972.08과 비교하면 2주 만에 37.6%나 급락했다.
이 지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업비트 원화 거래 시장에 상장한 모든 암호화폐의 시가총액 변동과 시장 움직임을 지표화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낙폭은 ‘비트코인 1차 광풍’이 불었던 2018년 초를 연상케 한다.
2018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면서 그해 1월 7일 UBMI 지수는 6843.8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열흘 만인 1월 17일(3709.76) 시가총액이 45.8% 사라졌고, 두 달 뒤인 3월 17일에는 시가총액이 72.4% 증발했다.
3년 전과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다.
코인 커뮤니티에는 “머스크 믿고 대출 받아서 올인 했는데 망했네요” “코인베이스로 800만원 까먹는 중” “매일 장만 보고 있다. 멘탈 잡기 어렵다” 등의 투자자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선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의 ‘계단식 하락’은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다만 급락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3년 전과 달리 기관투자자가 많이 참여하고 있는 데다, 일부 국가에서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오는 등 제도화되고 있어 바닥을 막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2018년 때처럼 시장 기반이 무너질 정도로 폭락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정이 이어진다고 해도 지금처럼 폭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 기간이 연말을 넘길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한 시장연구 전문가는 “자금 유입이 많았을수록 조정 기간도 길어지게 마련“이라며 “주요국들의 규제 움직임은 계속될 공산이 커 조정 기간이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