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 중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발행한 국가 주도 가상자산이 투자자들의 무관심속에 흥행에 참패했다.
앞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이달 초 ‘상고 코인(Sango Coin)’을 발행했다. 상고는 중앙 아프리카 공화국의 주요 민족이자 모국어를 의미하는 단어다.
발행 당시 포스탱 아르상주 투아데라(Faustin-Archange Touadéra)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상고 코인이 국가의 차세대 화폐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지지를 보였다.
상고 코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투자 자금 유치다. 중아공은 총 42억개의 코인을 13번으로 나눠 팔아 9억6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중아공은 대대적인 상고 코인의 홍보를 벌여왔다. 상고 코인을 구매하고 장기 보유하는 투자자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상고 코인 6만 달러(7800만원)어치를 구매해 5년간 보유한 사람에게는 중아공 시민권이 부여되고, 6000달러(780만원) 이상을 구매한 사람은 전자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또 주 시민권·영주권을 받은 뒤에는 보유했던 상고 코인을 되파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10년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크립토시티 내 250㎡(약 75평)을 1만 달러(약 13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크립토시티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하지만 중아공의 홍보에도 30일(현지 시간) 상고 코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첫 번째 상고 코인 판매 기간에 할당된 코인 2억1000만개 가운데 6% 정도인 약 1300만개만 팔린 채 판매가 마감됐다.
1차 판매 목표 조달 금액은 2100만달러(약 274억원)였으나, 130만달러(약 17억원)를 얻는데 그친 셈이다.
첫 코인 판매가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향후 상고 코인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해졌다.
한편, 중아공은 지난 4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했다. 작년 9월 비트코인을 세계 최초로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에 이은 두 번째 국가이자, 아프리카 대륙의 첫 번째 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