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e-CNY)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위한 세계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15일(현지시간) ‘중국이 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자랑하고 있다. 미국은 경쟁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중국 정부가 이번 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들과 방문객들에게 디지털 위안화 서비스를 개방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돈의 미래를 조용히 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자들은 경기장 내외에서 디지털 위안화로 상품과 서비스를 살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거나 디지털 위안화가 저장된 실물 카드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당초 중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는 2019년 후반까지만 해도 CBDC 발행 추진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금융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19년 5월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은 CBDC 발행으로 인한 위험성만 확인할 뿐 CBDC가 가져다줄 상당한 혜택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페이스북(현 메타)의 가상화폐 ‘리브라’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경제 강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CBDC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비즈니스위크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프로젝트는 모든 상황을 뒤집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리브라’는 최근 좌초됐으나 그 영향은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은 자체 CBDC를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이 미 달러화를 대체하는 다른 화폐에 더 친숙해지면서 결국 미국이 CBDC 경쟁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미 달러의 지위가 압도적이지만, 다른 나라의 CBDC가 널리 퍼지면 언젠가는 미국 금융시스템을 거치지 않고서도 국가 간 송금이 쉬워지게 되고 미국의 금융제재가 무력화될 수도 있는 두려움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