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 저자 나심 탈레브가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이어갔다.
미 CNBC 방송은 탈레브가 가상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정확히 제로(0)”라고 평가절하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브는 최근 발표한 ‘비트코인, 화폐들, 취약성'(Bitcoin, Currencies, and Fragility)이란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탈레브는 “금융 역사 상 비트코인만큼 취약한(fragile) 자산은 거의 없었다”며 “비트코인은 ‘정부가 필요 없는 통화’라는 개념을 만족시키는 데에도, 인플레이션의 헤지수단으로서도, 안전한 투자처로서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CNBC 방송은 이는 비트코인에 호의적이었던 그의 기존 입장과 반대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탈레브는 비트코인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는 사이페딘 아모스 레바논아메리칸대 교수가 2018년에 쓴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라는 책의 서문에서 비트코인을 정부의 통화 통제에 대항할 수 있는 ‘보험’이라고 부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비트코인이 “폰지사기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지난달 말 발표한 논문에서도 비판론을 이어갔다.
탈레브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한 것보다 비트코인이 더 떨어지고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공급 덕분에 반등한 점을 거론하며 이는 “비트코인이 시스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일 수 없다는 충분한 증거”라고 말했다.
또 탈레브는 “비트코인이 탄생 이후 내내 극도로 높은 변동성을 보여 왔다”면서 “사람들이 투기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성공과 디지털 화폐로서 비트코인의 성공을 혼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폐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안정성과 유용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비트코인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반면, 금과 다른 귀금속은 대부분 유지 관리가 필요 없다. 역사적으로 봐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탈레브가 지난 2007년 발간한 저서 ‘블랙 스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