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빈국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오전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알렸다. 부켈레 대통령은 해당 법안을 의회로 송부해 표결을 요청한 바 있다.
CNBC은 “이 법은 비트코인을 구속받지 않는 법정통화로 규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알렸다.
법에 따라 물건 가격은 비트코인으로 명시될 수 있다. 세금 분담금도 비트코인으로 납부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화폐이기 때문에 거래 시 자산 가격 상승분에 매기는 자본이득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공식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와의 환율은 시장에 의해 자유롭게 설정된다.
BBC는 “비트코인법 입법 작업이 최종적으로 끝나면 달러와 비트코인이 함께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승인하는 건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다. 다만 벌써부터 가격 변동성이 큰 탓에 실효성이 있는 법정 통화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엘살바도르에서 범죄조직이 기승을 부려 비트코인이 자금 세탁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는 국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엘살바도르가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때 작은 국가인 만큼 이번 지정이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이것은 상징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며 “법정통화로 지정했다는 것 자체로 봤을 때 호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 통화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급반등하고 있다.
10일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1분 비트코인은 3만7178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10.5% 가량 급등한 것이다.
국내 시세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306만1000원으로 전날보다 12%(11.8%) 가까이 올랐다.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7.2% 이상 상승하며 4297만5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