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디지털 금’으로 추앙받던 비트코인(BTC)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여파로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하며 주식과 동조화되면서 명성을 잃고 있다.
당초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위험회피(헤지) 자산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비트코인은 총 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금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던 올 초부터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의 시세는 지속 오른 반면 비트코인은 시세가 급락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상자산은 위험자산인 주식의 동조화는 더욱 강화됐다. 지난 1월 31일 기준 180일 동안의 비트코인과 S&P500지수의 상관관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100 지수의 상관관계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에 비트코인을 더이상 ‘디지털 금’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CNN은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이 주식만큼 위험하고 다우지수, S&P500, 나스닥처럼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비트코인도 더이상 ‘디지털 금’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도 지난 1월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의 파급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전엔 가상자산과 주요 주가지수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초기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세가 더 하락하거나, 보합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본격화 된 가상자산 급락이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나오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실제 정책 집행이 이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세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