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비트코인 가격이 심리적 지지선인 3만 달러선 아래로 떨엉지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의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8.7% 폭락한 2만967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가 무너진 것은 지난 6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자 이더리움, 리플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도 6% 가량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날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3만 달러선 위로 올라왔으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웹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방문자 수는 3억69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억3800만명을 기록했던 직전달 대비 42% 가까이 줄은 것이다.
통상 거래소 방문자 수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돼왔기에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 수준이었던 지난 2018년 5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월 방문자 수는 2억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던 올해 1월은 단숨에 3억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5월에는 6억명 수준까지 폭증했다.
투자자의 이탈은 거래소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대응할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업자 신고를 의무화한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개정안의 유예기간 만료일이 두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거래소들은 특금법 시행에 발맞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못하면 영업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이탈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2개월 내에 특금법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면서 “준비할 것들이 많아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명계좌 발급을 받지 못한 중소 거래소들의 경우 안전한 거래소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자체적인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