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 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가 곧 밝혀질지도 모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2013년 46세로 사망한 미국 컴퓨터 보안 전문가 데이비드 클레이먼 유족 측이 제기한 비트코인 소송은 ‘사토시 나카모토’ 소유 비트코인과 관련돼있다.
지금까지 사토시라고 자처해온 인물은 호주의 프로그래머 ‘크레이그 라이트’이다.
그런데 2013년 숨진 클라이먼의 유족들이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함께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며, 사토시 나카모토의 몫으로 배정된 비트코인 100만 개의 소유권 중 절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해당 비트코인은 현재 시가로 약 640억달러(약 75조5100억원)에 달한다.
유족들은 “클레이먼과 호주 출신의 컴퓨터 공학자 크레이그 라이트 등 이들 2명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사용한 비트코인의 공동 창시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족 측은 “라이트와 클라이먼 두 사람이 처음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관여했고 함께 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클라이먼이 사망한 후 라이트가 각종 서류를 위조하고 허위 자료를 취합해 두 사람 몫이었던 비트코인을 혼자 몫으로 가로챘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이를 부인하며 자신이 유일한 비트코인의 창시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트 측 변호인은 “그들이 동업 관계가 아니었으며, 라이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라이트 측은 “이번 재판을 기회로 라이트가 비트코인 단독 창시자임을 입증하겠다”면서 “친구 클라이먼에 대한 우정의 표시로 절반은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라이트가 비트코인을 발명했다는 것을 재판에서 성공적으로 입증한다면 사토시 나카모토의 실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도 해결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업 아바 랩스의 설립자 에민 귄 시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클레이먼이 비트코인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실히 할 만한 충분한 정보는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라이트의 말대로 그가 재판에 승소해 41조 원어치의 비트코인일 한꺼번에 내다 판다면 비트코인 값은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