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격이 고점 대비 반토막난 가운데 비트코인을 구매한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세계에서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은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8월부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날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9만2079개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공격적인 구매를 했다. 보유하던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데 나아가 전환사채까지 발행해 구매 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달러 가치가 폭락할 것을 우려한 회사가 비트코인을 구매한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비트코인이 5000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본격화했을 때에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추가 구매를 결정했다.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지난 18일 트위터에 “비트코인 229개를 개당 평균 4만3663달러에 추가로 구매했다”고 알렸다.
마이클 세일러는 다른 회사 대표 등에게도 비트코인 구매를 촉구할 정도로 비트코인 예찬론자로 꼽힌다.
그의 최근 행보를 두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급하는 본업보다 비트코인에 더 집중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2위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1일 기준 비트코인 4만3200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 대비 0.2%에 달한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보고에서 비트코인을 15억 달러 규모로 매입했고, 앞으로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해 파장이 일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돌연 비트코인 채굴에 너무 많은 화석연료가 든다는 이유로 결제 허용 방침을 취소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을 야기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모스크가 일관성을 잃은 발언으로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 매러선 디지털 홀딩스(Marathon Digital Holdings)가 시총의 10%에 달하는 비트코인 5425개를 보유하고 있고, 코인베이스가 시총대비 0.5%에 달하는 4487개, 갤럭시 디지털이 시총대비 2% 수준인 4000개를 갖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게임회사 넥슨이 대표적인 비트코인 매입 기업이다.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넥슨 일본법인은 앞서 평균 매수단가 5만8226달러(약 6580만원)에 1717개 비트코인을 매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