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당초 암호화폐는 미래에 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서 ‘디지털 금’으로 불려왔다.
암호화폐와 금은 채굴량에 한계가 있어 ‘희소성’이 커질수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도 물가 상승의 방어 수단(인플레이션 헤지)으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자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리스크까지 발생하자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3만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암호화폐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보다 전통적인 ‘위험 자산’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최근 2년간 비트코인 시세를 분석한 결과 미국 기술주와 원유·국채와 같은 주류 금융 자산과의 연결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소속 애널리스트들도 “비트코인의 시세는 현재 주식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2021년 7월부터 암호화폐는 증시와 함께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과 S&P 500 지수, 나스닥 100지수의 상관관계가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며 “비트코인이 금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최근 금과의 상관관계는 0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헤지 수단으로 믿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최근 CNBC에 출연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얘기하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여전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가능한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여전히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암호화폐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