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동시에 내놓으며, 메타버스ETF 경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지난 10월에 출시됐던 국내 메타버스ETF 만큼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시 상장한 국내 메타버스ETF 4종의 경우 상장 2주만에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이 1500억원을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자산운용사 네 곳이 글로벌 메타버스ETF를 동시에 내놓은 것도 두달 전 투자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ETF가 동시 상장을 했다.
메타버스는 VR(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한 게임, 아바타 기반 SNS,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3차원 디지털 가상 공간으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메타버스ETF 4종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 메타버스 액티브ETF’,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 메타버스 나스닥 액티브 ETF’,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글로벌 메타버스테크 액티브 ETF’,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 ETF’ 이다.
이 중 KB자산운용의 ETF를 제외한 3개 상품이 액티브ETF다.
‘액티브ETF’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 0.7을 지키면서 펀드 매니저가 직접 운용을 하는 상품으로, 아직 초기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액티브ETF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를 위해 빅데이터·AI(인공지능)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자체 비교지수를 만들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6개월 간 미국 나스닥 거래소, 빅데이터 기반의 지수개발 미국 회사 유노와 함께 비교지수인 ‘나스닥 유노 메타버스 지수(Nasdaq Yewno Metaverse Index)’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메타버스 관련 종목을 ‘플랫폼, 장비, 콘텐츠’로 분류하고 노출도에 따라 유노의 AI를 이용해 각각 8종목을 선정한다. 이외에도 메타버스와 관련성이 높은 16개 종목을 더해 총 40여 종목으로 구성된다.
유일한 패시브ETF인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 ETF는 국내 AI 투자자문 업체 파운트 투자자문이 개발하고 무어게이트(moorgate)가 산출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한다.
또 미래에셋의 TIGER 글로벌 메타버스 액티브ETF의 비교지수는 ‘인덱스엑스 글로벌 메타버스(INDXX Global Metaverse Index)’이고, 한국투자신탁의 네비게이터 글로벌 메타버스테크 액티브 ETF의 비교지수는 ‘블룸버그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테크 셀렉트 인덱스(Bloomberg Global Digital Media & Tech Select Index)’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비교지수를 바탕으로 투자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리서치를 통해 Bottom-up 방식으로 투자 종목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분산투자와 일맥상통한다.
한편, 글로벌 메타버스ETF 비교지수에는 공통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엔비디아 등 기업이 포함됐다. 국내 메타버스ETF가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콘텐츠 투자에 집중돼 있다면, 글로벌 메타버스ETF는 하드웨어, 플랫폼 등에 무게를 뒀다.
네비게이터 글로벌 메타버스테크 액티브 ETF의 운용을 맡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곽찬 차장은 “콘텐츠와 미디어 등 메타버스 산업의 전방에 있는 기업들은 테마성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등의 기업이 장기간 꾸준히 성장할 것이기에, 더 비중 있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